종이컵 하나가 33초에 찰 만큼 물을 틀어 두면, 10시간 동안 흐르는 물은 약 200리터다. 서울 가정용 요금으로 계산하면 하룻밤 240원 안팎이다. 수도계량기가 얼어 교체하게 되면 서울 기준 4만 원이 넘게 드니, 한파가 예보된 밤에 물을 조금 틀어 두는 건 남는 장사다. 얼마나 틀어야 하는지, 기사마다 “100원 미만”, “300원”으로 요금이 다른 이유까지 계산해 봤다.
기온별로 얼마나 틀어 두나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안내하는 기준은 일회용 종이컵을 채우는 시간이다.
- 최저기온 0도~영하 10도: 45초에 종이컵 하나가 찰 정도
- 최저기온 영하 10도~영하 15도: 33초에 종이컵 하나가 찰 정도
물줄기가 생기지 않고 똑똑 떨어지는 것보다는 조금 많은, 가늘게 졸졸 흐르는 정도다. 수도관 속 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게 목적이라 세게 틀 필요는 없다. 바깥이나 복도 쪽 벽에 가까운 수도꼭지, 계량기와 가까운 쪽 수도꼭지를 고르는 게 효과적이다.
밤새 틀면 수도요금은 얼마
종이컵 하나를 약 180ml로 잡고 계산했다. 요금은 2026년 서울 가정용 기준으로 상수도 ㎥당 580원, 하수도 480원, 물이용부담금 170원을 더한 ㎥당 1,230원이다. 하수도 요금과 물이용부담금도 수돗물 사용량만큼 붙기 때문에 함께 넣어야 실제 고지서 금액에 가깝다.
- 45초에 한 컵, 10시간: 약 144리터 → 약 180원 (상수도 요금만 치면 약 80원)
- 33초에 한 컵, 10시간: 약 196리터 → 약 240원 (상수도 요금만 치면 약 110원)
- 33초에 한 컵, 14시간(저녁 6시~아침 8시): 약 275리터 → 약 340원
기사마다 금액이 다른 이유가 여기서 보인다. 서울시가 2022년에 낸 “10시간에 100원 미만”은 그해 상수도 요금(㎥당 500원)만 계산한 값과 맞고, “밤새 300원”이라는 보도는 하수도 요금까지 넣고 시간을 길게 잡은 값과 비슷하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고, 무엇을 넣었느냐의 차이다. 한파가 사흘 이어져 매일 밤 틀어도 1,000원을 넘기 어렵다. 다른 지역은 단가가 달라 금액이 조금 다르지만, 크기는 비슷하다.
언제부터 틀어야 하나
서울시는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인 날이 이틀 넘게 이어지면 계량기 동파가 늘고,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가면 크게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언론에서는 영하 5도 아래가 이틀 넘게 이어질 때부터 조심하라는 안내도 나온다. 내 판단으로는 계량기가 복도나 바깥 벽에 있는 집, 오래된 빌라·단독주택이라면 영하 5도 예보부터 틀어 두는 게 맞다. 계량기가 실내 보일러실 안에 있는 아파트라면 영하 10도 예보가 기준이다. 며칠 집을 비울 땐 기온과 상관없이 계량기함 보온부터 챙긴다. 서울시가 분석한 동파 3,621건 가운데 24%가 장기간 집을 비운 경우였다.
보일러는 외출모드나 전원 연결만 유지하면 자체 동결 방지 기능이 돌지만, 수도계량기는 그 보호를 받지 못한다. 보일러 설정과 난방비 관리는 난방비 절약 방법 7가지에 정리해뒀다.
얼어버렸을 때와 비용
물이 안 나오면 먼저 계량기함을 열어 계량기 유리가 깨졌는지 본다. 유리가 멀쩡하고 배관만 언 것이면 미지근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감싸거나 헤어드라이어로 천천히 녹인다. 뜨거운 물을 바로 붓거나 불을 대면 배관과 계량기가 터질 수 있다. 계량기 유리가 깨졌거나 녹여도 물이 안 나오면 직접 손대지 말고 신고한다. 서울은 120 다산콜센터, 카카오톡 “아리수톡”, 관할 수도사업소에서 받는다.
서울시가 2022년에 안내한 가정용(15mm) 계량기 교체비는 계량기 2만 7천 원과 설치비 1만 4천 원을 합한 약 4만 1천 원이다. 한파 같은 자연재해로 얼었으면 시가 부담하지만, 보온을 소홀히 했거나 보호통이 깨지고 덮개가 없는 상태에서 얼었으면 사용자가 낸다. 240원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을 4만 원으로 치르지 않으려면, 계량기함 안을 헌 옷이나 마른 보온재로 채워 두는 것까지가 기본이다. 지역별 동파 예보와 안내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처럼 사는 지역 수도사업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