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범칙금 차이, 1만 원 더 내도 과태료가 나은 이유

무인카메라에 찍혀 집으로 날아온 고지서를 보면 “운전자를 밝히면 범칙금으로 1만 원 덜 낼 수 있다”는 안내가 같이 있다. 1만 원 아끼는 게 이득처럼 보이지만, 범칙금을 고르면 벌점이 함께 붙는다. 과태료는 1만 원 더 내는 대신 벌점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과태료를 그대로 내는 쪽이 낫고, 범칙금이 나은 경우는 아주 좁다. 위반별 금액과 벌점, 1년 동안 쌓이면 어떻게 되는지까지 계산해 봤다.

누구에게 나오느냐가 다르다

범칙금은 운전자에게, 과태료는 차 주인에게 나온다. 경찰이 현장에서 차를 세우고 운전자를 확인했다면 그 자리에서 범칙금 통고서가 나온다. 무인카메라는 누가 운전했는지 모르니 차량 번호로 차 주인에게 과태료를 매긴다. 이때 차 주인이 실제 운전자를 밝히면 그 사람에게 범칙금이 나가고, 밝히지 않으면 과태료로 끝난다. 그래서 같은 신호위반이라도 단속 방식과 선택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 범칙금: 근거는 도로교통법. 운전자 본인에게 부과되고 벌점이 같이 붙는다. 안 내고 버티면 즉결심판으로 넘어가는 형사 절차다.
  • 과태료: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른 행정 제재다. 차 주인에게 부과되고 벌점이 없다. 안 내면 가산금이 붙고 재산 압류로 이어진다.

위반별 금액과 벌점

승용차, 일반 도로 기준이다. 범칙금과 과태료는 대체로 1만 원 차이가 나고, 벌점은 범칙금을 골랐을 때만 붙는다.

위반 범칙금 벌점 과태료(벌점 없음)
과속 20km/h 이하 3만 원 없음 4만 원
과속 20~40km/h 6만 원 15점 7만 원
과속 40~60km/h 9만 원 30점 10만 원
과속 60km/h 초과 12만 원 60점 13만 원
신호위반 6만 원 15점 7만 원
중앙선 침범 6만 원 30점 9만 원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노인·장애인보호구역에서는 금액이 일반 도로보다 높게 따로 정해져 있고, 지정된 시간대에는 벌점도 더 무겁다. 보호구역 위반은 위 표로 계산하지 말고 고지서에 적힌 금액을 그대로 본다.

1만 원 아끼면 1년 뒤 무엇이 남나

벌점은 1년 동안 쌓인다. 1년 누산 벌점이 40점 이상이면 면허정지 처분 대상이 되고, 121점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된다. 40점이 안 되는 벌점은 마지막 위반일로부터 1년 동안 위반과 사고가 없으면 사라진다. 이 기준을 위 표에 대입하면 1만 원의 값이 달라진다.

  • 신호위반 3번: 범칙금으로 내면 18만 원에 벌점 45점, 면허정지 대상이다. 과태료로 내면 21만 원, 벌점 0점이다. 3만 원 차이로 면허정지를 피하는 셈이다.
  • 40~60km/h 과속 2번: 범칙금 18만 원에 벌점 60점이면 정지 대상, 과태료는 20만 원에 0점이다.
  • 60km/h 초과 과속 1번: 범칙금을 고르면 그 한 번으로 벌점 60점, 곧바로 면허정지 대상이다. 과태료는 13만 원으로 끝난다.
  • 20~40km/h 과속 1번: 범칙금 6만 원에 15점. 당장 정지는 아니지만, 1년 안에 15점짜리 두 번이 더 오면 45점이 된다.

자동차보험료도 갈린다. 경찰청은 범칙금 납부 기록을 매년 보험개발원에 넘겨 보험료 할증에 쓰이게 하고, 무인단속 과태료 자료는 넘기지 않는다고 설명해 왔다(2018년 보도 기준). 범칙금 1만 원 할인은 보험료가 몇 퍼센트만 올라도 금방 사라진다. 할증 기준은 위반 종류와 횟수, 보험사마다 다르니 갱신 전에 가입한 보험사에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범칙금이 나은 경우는 20km/h 이하 과속 하나

표에서 벌점이 없는 범칙금은 20km/h 이하 과속뿐이다. 이 경우만 범칙금이 1만 원 싸고 벌점도 없다. 다만 과태료도 의견진술 기한 안에 미리 내면 20% 깎아 주는 항목이 있다. 20km/h 이하 과속이 그 대상으로 안내되는데, 그러면 과태료는 3만 2천 원이 되고 범칙금과의 차이는 2천 원으로 줄어든다. 운전자를 밝히려면 경찰서에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하니, 내 판단으로는 2천 원 때문에 범칙금으로 바꿀 이유는 거의 없다. 결국 어떤 위반이든 과태료를 기한 안에 내는 게 가장 단순하고 손해가 적다.

반대로 운전자를 꼭 밝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차 주인이 회사나 가족이고 실제 운전자가 따로 있는데, 과태료를 차 주인 명의로 남기고 싶지 않을 때다. 이때도 벌점은 실제 운전자에게 붙는다는 걸 알고 정한다.

고지서를 받았다면 순서대로

  1. 내역 확인: 경찰청 교통민원24(이파인)에서 단속 일시·장소·사진을 확인한다. 통지서가 오기 전에도 전산에 등록된 내역은 조회된다. 불법 주정차와 버스전용차로 위반처럼 지자체가 단속한 건은 위택스에서 본다.
  2. 의견진술 기한 확인: 사전통지서에 적힌 기한 안에 내면 감경되는 항목인지, 감경된 금액이 따로 적혀 있는지 본다. 기한이 지나면 원래 금액이 확정된다.
  3. 납부: 과태료를 그대로 낼 거면 기한 안에 낸다. 납부기한을 넘기면 3% 가산금이 붙고, 이후 매달 1.2%씩 더해져 최대 75%까지 늘어난다.
  4. 범칙금을 받았다면: 1차 납부기한 10일을 넘기면 2차 기한 20일 동안 20%를 더 내야 하고, 그것도 넘기면 즉결심판으로 넘어간다. 과태료와 달리 형사 절차라 미루지 않는다.

금액과 벌점 기준은 시행령 개정으로 바뀔 수 있다. 실제로 낼 금액은 고지서와 이파인에 나온 금액이 기준이다.